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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간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아름다움. 100A associates 안광일 대표

2013년 안광일 대표와 박솔하 대표가 공동 설립한 100A associates는 건축, 인테리어 디자인, 설계, 시공 등 공간에 대한 모든 요소를 아우르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다수의 주거공간과 밀밀아, 의림여관, 시호루, 향심재 등 인상적인 건축/디자인 작업으로 짧은 기간 동안 국제적인 어워드에서 다수 수상하며 미디어의 주목을 받고 있다. 클라이언트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아가고 싶은지, 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며 모든 프로젝트를 시작하는 안광일 대표. 이번에는 반대로 건축과 디자인, 공간에 대한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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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100A associates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A. 100A associates는 전에 다니던 디자인 회사에서 만난 박솔하 소장과 내가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는 디자인 스튜디오다. 2013년 개소해서 올해로 8년 차를 맞이한 100A associates는 건축, 인테리어 디자인 등 공간에 대한 전반적인 요소들을 계획하고 설계, 시공하는 스튜디오라 할 수 있다. 사명인 100A에서 100은 시간과 장소를 초월하는 순수성, 천지의 모든 이치를 상징하며, 뒤의 A는 그것을 대하는 우리의 미학적 의견의 정리(Arrange), 태도(Attitude), 물음과 해답(Answer)을 의미한다.

Q.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어워드에서도 다수 수상했다.

A. 처음 어워드에 출품하게 된 이유는 외부적인 평가를 바랐다기보다, '우리가 잘 하고 있는가'에 대한 내부적인 의문이 들어서였다. 또, 당시에는 실내 공간 디자인을 전공했는데 건축과 엮인 프로젝트들을 하고 있다 보니 '우리가 프로젝트를 잘 풀어 나가고 있는 것인가' 라는 고민도 할 시기였다. 그래서 우리가 그동안 해왔던 작업을 하나씩 Archdaily나 iF어워드 등에 출품을 해보았는데, 운이 좋게도 해외의 미디어와 어워드에서 주목을 해주었다. 아마 해외의 건축가들과 우리가 건축에 접근하는 방식이 서로 다르다 보니, 그들에게는 우리의 작업이 색다르게 보였던 것 같다. 지금도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고 관심을 가져 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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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전원주택 프로젝트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고있다. 주거공간을 바라보는 시선, 프로젝트에 접근하는 안광일 대표만의 방식이 궁금하다.

A. 주거공간 프로젝트 중 우리끼리 '잘 나왔다'라고 평가하는 기준이 있다. 그것은 '주거공간이 얼마나 클라이언트를 닮았느냐'이다. 가령 클라이언트가 지인을 초대했을 때, 구체적인 주소를 알려주지 않아도 쉽게 찾아올 수 있을 정도로 클라이언트와 '닮은' 집이 우리 기준에서는 가장 잘 지은 집인 것이다. 건축과 공간은, 특히 주거공간은 건축주의 삶이 녹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는 첫 미팅 때부터 클라이언트를 위해 3-4시간의 상담 시간을 잡고 그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으며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건축주가 살아온 삶과 삶을 대하는 태도, 생각을 주욱 듣다 보면 그들의 감정이 우리에게 공유되고 동화되는 시기가 온다. 그때부터 우리는 펜을 들고 기획을 해나간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주거공간은 자연스럽게 건축주를 닮아 만들어지지게 된다. 정리하자면, 100A associates는 주거공간 프로젝트를 통해 우리의 색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건축주의 삶을 담고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내고자 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우리는 건축주의 생각과 삶, 취향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공간을 하나하나 구성해 나가면서 그것을 담아내고 정리하고 정돈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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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주거공간 외에 의료 공간 향심재, 요가원 밀밀아 등 상업공간 프로젝트도 눈에 띈다.

A. 주거공간이든 상업공간이든 사무공간이든, 100A associates가 프로젝트에 접근하는 방식은 한가지다. 클라이언트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으며 공간을 어떻게 사용하기를 원하는지 깊이 이해하는 것이다. 재미있는 게, 보통 상업적인 목적의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클라이언트는 이윤 창출 등 영업적인 어떤 생각을 하고 디자이너를 찾아오기 마련이지 않나? 그런데 우리 사무실을 찾아오는 클라이언트들도 그런 생각만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오지는 않는다. 향심재, 밀밀아 프로젝트의 클라이언트들도 그동안 우리가 작업에 접근하는 태도, 클라이언트와의 대화를 공간에 풀어낸 방식 등을 어느 글을 통해 접하고 연락을 취해온 케이스였다.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이트는 어떻고, 타겟층은 어떻고, 영업은 어떻게 되어야 하고...' 이런 이야기들이 오가는 게 아니라, '이걸 왜 하려고 하는지, 지금까지 어떻게 살아왔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 더 깊게 이야기하게 됐다. 이렇게 많은 대화를 통해 짧은 시간에 신뢰를 쌓다 보면, 프로젝트에 좀 더 클라이언트의 생각이나 취향을 담은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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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클라이언트와의 관계가 남다를 것 같다.

A. 클라이언트가 우리에게 일을 맡기며 즐거움을 느꼈으면 좋겠다. 우리도 물건을 사거나 좋은 곳에 가서 돈을 쓰면서 즐겁기를 바라는데, 그보다 훨씬 많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건물을 짓는 클라이언트들도 당연히 즐거워야 하지 않나? 그래서 직원들에게도 늘 '하나하나 다 설명해드리고 건축과 디자인의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낄 수 있게 해드려라'라고 이야기한다. 보통 프로젝트가 끝나면 클라이언트와 같이 울기도 많이 운다. 우리의 작업은 설계가 3-4개월 정도, 공사는 6-7개월 정도니까, 거의 1년 동안 가족보다도 더 많이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그러면 당연히 가까워질 수밖에 없고, 주기적으로 연락을 하며 작업하다가 프로젝트가 끝나면 뿌듯하고 마음이 허하고 그렇더라. 물론 관계가 긴밀해져서 오래도록 친분을 유지하게 되는 것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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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100A associates만이 가지고 있는 디자인에 대한 철학이 있다면? 공간 디자인에 있어서 가장 중시하는 것이 있다면?

A. 같이 일하는 박솔하 소장이 항상 하는 이야기가 있다. 공간이 비었을 때, 본연의 모습이 아름다워야 한다는 것이다. 크고 작음을 떠나, 공간의 밀도를 조절하고 공간의 질서를 조직하는 작업을 할 때에는 항상 아무것도 채워지지 않고, 아무것도 입혀지지 않은 상태의 공간을 상상하며 설계한다. 날것의 상태에서도 아름다운 공간을 발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프로젝트의 상황에 따라 옷도 입히고, 확장도 시키고, 액세서리도 달아보고 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그래서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공간이 가지고 있는 본연의 아름다움, 공간감이라 할 수 있겠다.

Q. 앞으로의 계획은?

A. 주변을 보면 '오랫동안 즐겁게' 일하는 디자이너들이 많지 않아 보인다. 큰 규모의 회사를 운영하고 있거나, 경제적으로는 여유 있는 스튜디오에서도 모든 구성원이 즐겁게, 재미있게 일하는 모습은 좀처럼 보기 힘든 것 같다. 그래서 100A associates의 계획에 대해 우리끼리 늘 이야기하는 것은 항상 하나다. 모든 구성원들이 오랫동안 즐겁게, 재미있게 일했으면 좋겠다는 것. 사실 말처럼 쉽지 않겠지만, 회사의 몸집을 키우고 대규모의 프로젝트를 많이 하기보다는 우리가 하고 싶은 일들에 집중하면서 지금까지 그래왔듯 클라이언트와 긴밀히 소통하며 재밌게 오래도록 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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